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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낮은 읊조림

내겐 어쩐지 너무 슬픈 그녀

by 시인촌 2007. 5. 31.

오래된 벗 하나 있습니다   
너무 강해서 슬퍼 보이는 그녀, 
어제는 친정아버지 기일이라 쓸쓸할 법도 하지만
내게만은 유독 당당하고 친절한 그녀임을 잊지 않았습니다  
어제 하루 동안만이라도 
아프면 아프다고 
그리우면 그립다고 
외로우면 외롭다고  
울고 싶으면 울고 싶다고 
소리칠 수 있는 그녀를 만나고 싶었지만 
어디에서도 그런 그녀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누구도 어쩌지 못하는 그녀만의 견고한 성을 지키려 
성주로 군사로 백성으로 살기를 마다치 않는 그녀를 
하루도 빠짐없이 만 사십 삼년 동안 보아온 나는 
그녀를 이렇게 부릅니다  
내겐 어쩐지 너무 슬픈 그녀라고. 

2007년 5월 30 - 喜也 李姬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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