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그대
수수꽃다리 그윽한 봄밤에
나는 그만 잠도 잊은 채 그대에게 편지를 띄워요
하고픈 말이 너무도 많아 쓰지 못한 편지지 위로
꽃송이들이 앞다투어 피어나네요
어여쁜 꽃에 반하고 향기에 취한 나는
나이도 잊은 채 그대에게로 가는
영혼의 다리를 단숨에 만들고 한걸음에 달려가요
오늘 바람결에라도
친애하는 그대에게 띄우는 봄 편지 받거든
그대, 부디 잘 있노라 소식 주세요
2007년 봄 - 喜也 李姬淑
2024년 부분 수정
친애하는 그대
봄은 밤도 아름답다는
누군가의 말이 떠오르는
지금은 너무도 황홀한 밤이어요
열린 창 사이로
달콤한 바람이 밀려오네요
당신을 처음 만난 그해 봄
그대와 나 사이를 수도 없이 들락거리던
바람을 꼭 닮았어요
정말이지 그토록 달콤한 바람은 난생 처음이었어요
친애하는 그대
당신을 만난 후로
벌써 몇 번의 아름다운 봄이 지나가버렸지만
아직도 알지 못하는 게 하나있어요
해마다 봄이면
사람도 풍경도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무엇까지도
달콤하다는 생각을 하는 이유가
아름다운 당신과의 인연 때문인지
불안할 만큼 설레게 했던 수수꽃다리 향기 때문인지
도통 내 마음을 나도 알 수가 없어요
친애하는 그대
수수꽃다리 그윽한 봄밤에
나는 그만 잠도 잊은 채 그대에게 편지를 띄워요
하고픈 말이 너무도 많아 쓰지 못한 편지지 위로
꽃송이들이 앞 다투어 피어나네요
어여쁜 꽃에 반하고 향기에 취한 나는
나이도 잊은 채
그대에게로 가는 영혼의 다리를 단숨에 만들고는
한걸음에 달려가요
빛보다 더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 내 마음을 보았는지
저만치서 공기보다 더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그대가 보이네요
친애하는 그대
이제 어디에도 불안한 설렘은 없어요
그리운 우리
애틋한 우리
사랑하는 우리만이 있을 뿐
오늘 바람결에라도
친애하는 그대에게 띄우는 봄 편지 전해 받거든
그대 부디 잘 견디고 있노라 소식 주세요
2007년 봄 - 喜也 李姬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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