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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

공유 - 이희숙

by 시인촌 2009. 7. 16.
 
언젠가부터 내 명의로 된 집에 
누군가 이사를 왔다
덜컥 가슴부터 무너져 내린다
달아나고 숨어 봐도 
그는 그림자조차 놓치는 법이 없다
그와 나는 한 지붕 아래 산다  
내가 꽃이 되면 그도 덩달아 꽃으로 피어나고  
그가 출렁이는 강물이 되면 
어느새 나도 강물로 흐르고 마는 
누구도 어쩌지 못하는 우리는 
함께 나이를 먹는다
추억이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지병을 공유한 이유로

2008년 - 喜也 李姬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