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아주 가끔은 바람 불지 않아도
낯설어서 더 사랑스러운 나를 만나고 싶다
익숙한 거리를 돌아서 걸어도 보고 싶고
감흥 없이 지나쳤던 음악도 가사를 떠올리며 듣고도 싶다
맛은 잘 모르지만 즐겨 마시던 커피보다
눈을 사로잡고 마음을 적신다는 와인에 취하고도 싶다
가끔 아주 가끔은 비에 젖지 않아도
그리움이란 이름으로 어제를 되새김질하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오늘을 마시고 싶다
깃발처럼 펄럭이는 욕망을 위해
누구도 판독할 수 없는 그리움을 위해
집착 아닌 간절함을 위해
2004년 12월 - 喜也 李姬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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