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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

뜨거움에 대해 물으면 - 이희숙

by 시인촌 2010. 5. 31.

누군가 뜨거움에 대해 물으면 
눈빛의 언어로 속삭이리
속삭임이 너무 깊어 알아듣지 못하면  
지나가는 바람의 말로 대답하리
바람의 말이 너무 빨라 알아채지 못하면 
두려움 없는 순간과 마주한 적 있는지 물어보리
마주 앉은 그대가 선뜻 말을 잇지 못하면 
단 한순간이라도
집착 아닌 간절함을 위해 
거침없이 사랑한 적 있는지 물어보리
가만가만 고개 끄덕이는 그대에게 
기도에 화답하듯 속삭이리
우리들의 생애는 온통 
예고 없는 소식들로 붐볐고 
어느 한순간도 
간절하지 않은 것은 없었노라고.    
2010년 05월 - 喜也 李姬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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