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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

오이도 삼행시 - 이희숙

by 시인촌 2011. 1. 15.

오소서 그대
이른 아침처럼 맑은 얼굴로 
도로 남이 되기 전에
오라는 말 한마디 없는 섬은 섬이 아니지만  
이렇게 그대가 그리워서 
도로 위를 달리고 달려 찾아왔네
오겠지 하며 기다리기보다
이렇게 먼저 달려가는 게 빠르다는 걸 알았네
도심을 벗어난 이곳 오이도에 내가 찾는 사람이 산다는 소식에
오이도에 왔다는 사실을 아는 건  
이른 아침 햇살을 깨어나게 하는 파도와 
도둑 게 몇 마리뿐
오렌지 향기보다 상큼하고  
이슬보다 맑은 영혼을 가진 이가 
도대체 이 세상에 있기는 한 건지 알 수가 없소
오라는 사람 없어도 휴가철만 되면 
이렇게 많은 사람이 떠나는 건 
도시가 싫어서가 아닌 삶의 재충전을 위해서다

2005년 여름 - 喜也 李姬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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