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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

백치애인 - 이희숙

by 시인촌 2011. 3. 3.

달라도 너무 다른 삼 남매
배려하는 마음을 문이라 한다면  
막내 시동생은 
언제 열릴지 알 수 없는 굳게 닫힌 문이고
둘째 시누이는 
바람이 겨우 들락거릴 정도의 틈 같은 문이고
맏아들인 남편은 
열쇠도 필요 없는 활짝 열려 있는 문이에요
결혼해서 지금껏 
도무지 닫힐 줄 모르는 남편의 문 때문에 
봐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팔자에도 없는 백치 애인이 되었어요
남편의 조건 없는 일방통행 사랑은
지켜보는 마음에 
더러 비를 뿌리고 파도를 일렁이게 했지만  
주는 사랑이 더 행복하다는 걸 알았어요 

2011년 02월 - 喜也 李姬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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