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 너머 있던 봄이었는데
처녀 가슴처럼 봉긋한 몽우리였는데
어느새 해 지듯 꽃은 떨어지네
중년의 나도 어느 한 시절
누군가의 마음에 한 떨기 꽃으로 피어
불면의 밤 가져다준 적 있었는데
지는 꽃이여 되돌릴 수 없지만
다시금 꽃이 되고 싶어
이 순간을 거짓말이라 말하고 싶네
삶은 어찌하여
한발 비켜선 후에야 알게 하는지
오늘 밤은 살아온 이력은 꽃잎에 묻어둔 채
그려진 세월을 지우고 싶네
꽃 지니 알겠네
아름다움은
견디어 내야 하는 것에 대한 앓음이란 걸
2012년 04월 - 喜也 李姬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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