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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

살다 보면 누구나 다 그래 - 희야 이희숙

by 시인촌 2017. 12. 18.

살다 보면 누구나 다 그래

이 말처럼 외로운 말이 또 있을까

같은 공간 마주 보고 있어도

끝내 내 것이 될 수 없는 사람처럼

 

살다 보면 누구나 다 그래

이 말처럼 가벼운 말도 또 있을까

그 생각만 하면 왠지 쓸쓸하고 쓸쓸해져

화롯불 같은 따뜻한 말이 그립다

 

오늘도 주인 없는 말이 하늘을 날고

시장 한복판을 서성이다

사연들로 넘쳐나는 저녁거리를 돌아

기억에도 없는 술집에서 막을 내린다

 

잘 가라

온 생애를 걸고 무시로 곁을 지킨 말

더러 위로도 되었지만

끝내 내 것이 될 수 없어 외로웠던 말

 

 

2017년 12월 - 喜也 李姬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