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긋나긋한 봄비의 손길로
무딘 감정을 깨워
서로의 사랑이 되었는데
이따금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며
멀어지는 연습을 하고
만나면 습관처럼 변명부터 늘어놓지
스며들어 강물처럼 뒤섞이던 설렘은 사라지고
푸석해진 머리카락처럼 윤기 잃은 의무감만 남아
간혹 다른 곳을 보고 웃는 건지도 몰라
두근거림이 빠진 연애는 익숙해서 편하지만
가까워지면 슬그머니 멀어지고 싶고
멀어지면 살짝 다가서고 싶은 건지도 몰라
사랑한다는 건 끌어당기는 일
보드라운 햇살에 꽃 피우는 일
나의 눈빛에 멀어지는 너의 걸음을 끌어당기고
너의 눈빛에 흔들리는 나의 마음이 닿아
예쁜 꽃송이 피워낼 수 있을까
2024년 - 喜也 李姬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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