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가 있는 간이역

제주를 통째로 들이는 방법 - 희야 이희숙

by 시인촌 2024. 8. 26.

그리움이 깊어 구멍 난 가슴

기약 없는 기다림에 까맣게 타 버렸네

 

그리움에 타버린 가슴처럼

검은 돌담길을 거니네

 

너영 나영 천천히 걸으며

아영 고영 찬찬히 둘러보니

나도 그만 겹겹의 시간을 품은 제주의 돌이 되네 

 

하영 하영 부는 바람에

나도 마냥 흔들리네

 

그대로 돌이 되고 바람 되어 

동백꽃 향기처럼 제주에 녹아드네

 

 

* 너영 나영'너랑 나랑' 제주도 방언
  아영 고영'안듯 모르는 듯' 제주도 방언
  하영 '많이'의 방언

 

 

2018년 1월 - 喜也 李姬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