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서핑도중 우연히 혈액형에 관한 글을 읽었다. 김현정의 ‘B형남자’라는 노래가 있듯이 요즘 혈액형이야기가 많은 사람들 사이에 퍼지는 것 같다. 심지어 어떤 유치원에서는 아이들의 혈액형을 참조해 교육시키는데 실제 도움이 된다고 여기며 말을 할 때도 그 아이의 혈액형을 염두에 두고 교육시킨다고 한다. 물론 통계학적으로 나온 수치는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한 개인이 태어나 성장하는 과정에서 어떤 환경 속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주변 사람들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았는가 하는 현실적인 문제에 의해서 더 많이 정립되어진다고 본다. 그 중에는 책을 통해서 느끼는 지식도 사람의 인성에 어느 부분 영향을 끼칠 것이고 심지어 사회적인 이슈나 사회현상들을 반영하는 음악을 통해서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러므로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혈액형에 대해 한 개인의 삶을 좌우할 만큼 의미를 부여하며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
혈액형에 어울리는 향수를 비롯해서 목걸이까지 상업적인 목적에 의해서 더 빨리 영역을 뻗어나가고 있는 혈액형, 재미로 한번 사거나 재미로 기억해내는 것까지는 괜찮지만 그 누군가 생활 속에서 부딪히는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네 혈액형은 무슨 형이니 그럴 줄 알았다는 식으로 칭찬 아닌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상대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먼저 상대의 마음을 알고 있다는 듯 지금 하고자 하는 말을 해야 하는지 하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생각 없이 머리에서 어떤 말이 떠오르는 순간 말로서 뱉어버리는 경우는 없어야 할 것이다. 이런 경우 자칫 하다가는 싸움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고 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한 말 한마디에서 끝내 돌이킬 수 없는 소원한 관계로까지도 이어질 수 있기에 어떤 상황에서든 너는 이러하니 이러하다 는 결론을 먼저 내린 상태에서 말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나도 호기심 많은 사람인지라 B형인 내 혈액형을 재미로 읽어 내리며 어느 정도 나와 비슷한지 눈여겨보았다.
1. B형은 대한민국에서 생활하기에 가장 적합한 유형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2. B형은 무엇보다 생존력이 강한 혈액형이므로 생존을 위해서 절대 게으르지 않고 항상 살아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소유하고 있다.
3. B형의 사람은 의지력이 강한 나머지 독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는 혈액형이다.
4. B형은 거의 대부분 조루증(早漏症)하고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혈액형이다.
5. B형이 아닌 다른 혈액형의 사람이 B형의 이성(異性)을 유혹(誘惑)하는 것은 매우 힘든 편이다.
6. 강하고 독한 것 같아도 알고 보면 제일 마음이 약한 것이 B형이라고 말할 수 있다.
7. A형과 B형이 결혼을 하면 다른 혈액형에 비해 이혼율이 다소 높은 경향이 있으므로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더욱 진실해야 한다.
8. B형은 다른 혈액형에 비해 결혼(結婚)이후에도 애인(愛人)이 있기 쉬우므로 배우자(配偶者)를 향한 사랑의 마음을 식히지 않도록 조심할 필요가 있다.
9. B형은 정신력(精神力)에 의존해서 끝까지 버티는 경향이 있다.
위에 나타난 9개 유형을 바탕으로 나 자신을 진단해 본 결과 대체적으로 2번, 6번, 9번은 나라는 사람을 이야기할 때 드러내도 좋을 만큼 닮았고 그 이외에는 B형에게 이런 면도 있구나 하는 정도로 밖에 인식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잠시 잠깐 어쩌면 B형은 다른 혈액형에 비해서 지치지 않는 열정을 지닌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뭐든 지나치면 모자라는 것만 못하다는 말이 있듯이 나는 결코 이런 것들에 현혹될 나이도 아니거니와 완전한 사실로 입증되지 않은 것들로 인해 나를 묶어두기를 결코 원치 않는다. 삶은 언제나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다. 어떤 악조건에서도 말이다. 예를 들어 같은 혈액형의 사람들을 어떤 일에 참여시켜 나타나는 성과를 표본조사 한다고 한다면 결과는 우리가 예상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천차만별일 것이다. 그만큼 혈액형이란 한 개인의 능력이나 습관 등을 좌지우지 할 만큼의 영향은 끼치지 않는다는 게 내 생각이다.
2004년 11월 - 喜也 李姬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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