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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낮은 읊조림

읊조림(마흔 아홉) - 이희숙

by 시인촌 2005. 4. 17.

걸으면 건강에 도움도 되지만 
걸으면서 만나는 세상이 좋아서 습관처럼 걷습니다. 
한발 내딛을 때마다 
몸과 마음을 평온한 상태로 호흡합니다.
내딛는 발의 느낌을 기억하면서 
불어오는 바람의 세기를 온몸으로 느끼며 걷다보면 
정말이지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 
어느 것 하나 고맙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걸으면서 생각하고 
걸으면서 음악 듣고 
걸으면서 누군가를 기억하고 
걸으면서 오늘 내가 해야 할 중요한 것들을 마음속으로 점검합니다.
걸으면서 참으로 많은 것을 하는 나는 부자입니다.
하늘도 올려다보고 
스치는 나무의 이름을 속삭이듯 부르기도 하고 
막 통화를 끝낸 누군가의 얼굴을 떠올리며 빙그레 미소 짓기도 합니다.  
걸으면서 만나는 세상이 좋아서 오늘도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집을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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