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다음 뉴스 edition 피플란에 올려진 연합뉴스의 글을 읽었다.
마광수 "마음보고 반한다는 말은 거짓말"이라는 제목의 글을.
이 글은 8월 11일 목요일 밤 11시 5분부터 방송된
손석희 진행의 MBC ‘100분 토론’에 토론자로 참석했던 마 교수가
이날의 토론 주제인 ‘몸의 시대, 살빼기와 성형 열풍’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개인의 입장에서 토론에 임하면서 시작된 파장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가 기사로 쓴 내용을 살펴보면
마광수 연세대 국문과 교수가 "안 예쁜 것은 게으른 것"이라며
외모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드러내어
네티즌 사이에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날 토론 내내 마 교수는 직설적인 화법을 거침없이 쏟아내었다고 기자는 말하고 있다.
직접 보고 들은 이야기가 아니라서 딱 꼬집어 무엇이 옳다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마 교수와 다른 패널들 그리고 네티즌 사이에 오고 간 공방들은
나름의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 글을 쓴다.
같은 주제를 두고 이야기할 때 각기 다른 얼굴 생김새만큼이나
사람마다 생각하고 느끼는 정도의 차이는 너무도 판이하다.
같은 시대를 살았어도 살아온 환경이나 경험한 것들이 사람마다 천차만별로 다르고
성별과 나이, 더 나아가 현실 속에서 각자 하고 있는 일 분야까지도
다르다는 특수성을 고려해 볼 때 오늘 내가 읽은 기사의 내용도
각자의 시각에 충실한 토론이라는 이해를 바탕에 깔고 출발한다면
그 어떤 사람의 이야기도 이해되지 않는 내용은 없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이즈음에서 마 교수의 이야기를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느끼며
미디어다음 뉴스 edition 피플란에 올려진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가 기사로 쓴 내용 일부를 발췌했다.
"사랑은 상대방의 외모에 대한 관능적 경탄으로, 마음을 보고 반한다는 것은 거짓말"
"몸의 시대가 오는 것은 솔직해져 가는 징후"
"몸짱ㆍ얼짱 열풍은 정신이 육체를 지배해온 정신우월주의에 대한 반동"
"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
"성형수술을 하면 자신에 대해 만족하고 활력이 생겨서 일도 잘하게 되고
결국 팔자가 바뀐다."
"성형도 치료이므로 의료보험 처리가 돼야 한다."
솔직히 나는 위와 같은 개인의 생각을 토론의 장에 펼쳐 놓은
마 교수의 말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일 생각은 없다.
왜냐하면, 열린 입으로는 대다수 사람은 얼굴보다 마음, 육체보다 정신,
성형미인보다는 자연미인을 더 가치 있게 생각한다고 하면서도
실생활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그 말에 어긋나는 생각과 행동을 하고 있고
적어도 지금까지는 아니라고 떳떳하게 말하는 사람도
어느 순간 고운 마음씨를 가진 사람보다는
예쁘거나 잘 생긴 사람에게 더 호감 가는 자연스러운 모습의 자신과
마주칠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있으므로.
여기서 네티즌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볼 필요 역시 있음을 느낀다.
마 교수의 발언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은 발언과 지지하는 의견을 함께.
"인간은 성격, 외모, 돈, 능력 등 수많은 요소로 복합적으로 판단되는 것이며,
외모는 그 중 하나일 뿐이다"
"토론의 자리라기보다는 고집스러운 할아버지의 궤변에 불과하다.
아름다운 외모는 내적 인격이 수반될 때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공인이자 사회현상을 보는 시각에 대한 객관성이 필요한 교육자가
학자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발언을 하고 있어 한심스럽다"
"솔직하고 현실적이다"
"남자들 마음 깊은 곳에서 이야기하는 진실을 언론에서 이야기할 수 있다니
정말 용감하고 대단하신 분"
"위선과 가식으로 똘똘 뭉친 지식인들과는 다른 솔직 담백한 그의 모습은
진정한 보헤미안"
위에 나타난 몇 사람의 발언 내용을 살펴본 결과
"인간은 성격, 외모, 돈, 능력 등 수많은 요소로 복합적으로 판단되는 것이며,
외모는 그 중 하나일 뿐이다"는 내용과
"아름다운 외모는 내적 인격이 수반될 때 더욱 빛을 발하는 것"
그리고 "솔직하고 현실적이다" 이라는 글이 내 마음에 와 닿았다.
그만큼 나는 하나의 주제를 놓고 이것 아니면 저것 식으로 단정 짓고 싶지는 않다.
이런 생각을 하는 배경에는 평소 내 성격이 우유부단해서도 아니며
생각 또한 정립되지 못해서도 아니다.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의 말과 행동도
내 생각 못지않게 소중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며
내 생각만이 언제나 옳을 수만은 없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이날 ‘100분 토론’은 네티즌을 대상으로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몸에 관한 관심을 어떻게 보는가’란 주제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526명 응답자 중 67%(354명)가
‘사회적 요구에 의한 몸의 상품화’라는 대답을 했다는
사실 앞에서는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33%(172명)가 대답한 ‘자기관리와 개성 표출의 일환’으로
우리 사회에 불고 있는 몸에 관한 관심을
바라보고 이해해주었으면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에.
이날 토론에는 마광수 교수를 비롯해 산부인과 전문의 김창규, 방송인 이숙영,
오한숙희 한국여성민우회 김포지부 대표, 정신과 전문의 정찬호, 문화평론가 변희재 등이
참석해 토론을 벌였다는데 문화방송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은 나로서는
인터넷상에 나와 있는 TV 다시 보기를 클릭해도 내용이 나오지 않아
마 교수와 다른 패널들이 주고받은 내용을 상세히 알 수 없어
연합뉴스를 읽고 곧바로 내 생각과 느낌을 써 내려가는 지금으로서는
명쾌하게 내 생각은 이렇다고 솔직하게 밝힐 수가 없다.
어쩌면 ‘100분 토론’의 내용을 다 알고 있다고 해도
이것은 무엇이다'고 정의되어 있지 않은 정답에 대해
해답인 듯 결론을 내리는 위험한 발상은 애당초 할 생각이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세상에는 다수의 선택이 옳은 결론에 가깝게 작용하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더 많지만, 예외라는 다른 선택이 항상 존재하듯
어떤 생각이나 의견이든 간에 조건 없는 비난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미디어다음 뉴스 edition 피플란에 올려진 연합뉴스의 글을 읽고
새삼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그 모든 것들을
말로서 표현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새삼 기억해 낸다.
또한, 말하는 것 못지않게 그 누군가의 생각을 내 입장이 아닌
말하는 이의 처지에서 이해하기 역시 어렵고도 어렵다는 것을,
더구나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그 모든 것들을
호흡 짧은 문장으로 기록하는 일은 더 힘들다는 것을.
2005년 08월 13일 - 喜也 李姬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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