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가 있는 간이역

미련의 시작이다 - 이희숙

by 시인촌 2004. 1. 31.

미친 저녁이 생의 한가운데 서서 
태엽을 감는다 
자양분이 다 빠져 씁쓸한 어제 
되감기를 하고 
눈앞에 펼쳐진 오늘이라는 고지 
빨리, 빨리 외치다 
두 배로 늘어졌다 
돌고 돌아도 늘 그 자리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가면 쓴 시간 위에 
돋아나는 내일 
미련의 시작이다 
2003년 10월 13일 - 喜也 李姬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