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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낮은 읊조림

서둘러 봄 맞을 채비를 하고 싶은 날 - 이희숙

by 시인촌 2004. 2. 10.
 
4년 전, 삼천 원 주고 산 시크라멘이 
해마다 이맘때면 이렇게 꽃을 피웁니다.
처음엔 하얀색이던 꽃망울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연분홍색을 띄고 
땅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지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변신을 합니다. 
고개 숙인 모습은 어디에도 없고 
하늘 향해 당당히 꽃피우는 빨강...
꽃잎 속에서 우주를 발견한 기쁨이 이런 느낌일까요?

꽃의 변화를 며칠 지켜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여자이기 이전에 
한사람의 인간으로서 아름다운 향기 피울 수 있기를...
문득,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이 가슴에 파릇한 움으로 돋아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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