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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과 느낌

행복의 조건 - 내가 만들어 가는 것

by 시인촌 2004. 3. 12.

우리네 사람들 삶 속에는 언제나 행복과 불행이 함께 공존한다.
비슷한 환경 속에서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
어떤 이에게는 행복이 될 수도 있고 불행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사물에 대해서 바라보는 가치관의 차이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고
혹은 감내해 내는 정도의 차이에서도 현격히 다를 수 있다.


말로는 무엇이든 척척해 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막상 힘이 드는 난관에 부닥치게 되면
조금씩 주저앉고 싶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으로 인해
한없이 흔들리는 자신을 발견하고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그 누군가에게 원망 섞인 화풀이도 해보고 너 같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상대를 조금은 얕잡아보는 어투의 말로 자신 안에 남아 있던 마지막 자존심의 발톱을 치켜세운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의 사전적 의미를 제쳐 두고도
행복이란 마음이 편한 상태 정도로 해석해도 그다지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아무리 돈이 많은 부자인들 마음이 편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으며
또한 건강하지 않은 사람에게 돈이 무슨 만병통치약이겠는가?
물론 가난해서 고칠 수 있는 병도 돈이 없어서 고통을 받는 사람이
우리들 주변에 얼마나 많은지 한번 보라고 한다면 생활이 주는 궁핍한 절망감에

나 역시 돈은 필요악이라던 어느 분의 말씀에 강한 긍정을 한다.


주관적이든 객관적이든 행복이란 정의를 내려야한다면 난 서슴없이 말할 것이다.
몸 건강, 정신상태 양호, 물질(불편하지 않을 정도 - 솔직히 많으면 많을수록 편리한 것 )
거기다가 한 곳을 향해 마주보며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내 곁에 있는 것.(혼자가 아닌 둘이라서 좋은 것 )


얼마 전 산행에서 다친 팔로 인해 참 많은 것을 느꼈다.
옷을 입을 때도 내 마음처럼 쉽지 않고 어느 것 하나 혼자서 척척해 낼 수 있는 게 없었다.
평소 건강할 때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한꺼번에 나를 혼란스럽게 했다.
반은 정상인으로 반은 장애를 앓는 이의 모습으로.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사람들 중에 신체 어느 한 부분이 불편한데도
다른 이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자신의 일을 척척해 내는 사람....
비록 신체 일부분이 남들보다 조금 아니 어쩜 많이 불편하고 힘들겠지만
나름대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한 그들이 해맑은 웃음으로 정상인들을 대 하는 모습을 볼 때

요즘의 나에게 얼마나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는지 모른다.


예전 같으면 야! 대단하다. 멋지다. 참 특별하네.
온갖 찬사로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지만 그 순간도 잠시 쉽게 잊고 살았다.
하지만 내 오른팔에 깁스를 한 지금의 나는
그들을 바라보는 눈과 마음이 어느 새 많이 달라져 있음을 느낀다.
좀 더 부드러워진 눈길로 쉽게 먼저 말을 걸 수 있고
그들이 어떤 일에 익숙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있었을까를 먼저 생각한다.


행복과 불행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옛말, 정말 그럴까?
동전 앞면과 뒷면의 차이처럼 눈 한번 질끈 감고 마음을 바꾸면 불행이 행복으로 바뀔 수 있을까?
그럴 것이다. 아마도...
적어도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한도 안에서만큼은
이렇게도 해 보고 저렇게도 생각해보고 정신과 마음의 심리 상태를
최대한 자유롭게 그리고 평온한 상태로 유지해 볼 필요가 있다.


불편한 신체로 고통을 겪는 것보다 마음의 불안정에서 오는 황폐함으로 인한 갈등이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약하게 하고 보이는 것과 맞서 싸울 힘을 점점 잃어
끝내는 두려움에 절망하고 포기하는 사람들에게 난 목청을 돋구어 말하고 싶다.
행복의 조건은 그 누가 가져다주는 선물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라고.


아름다운 사회 규범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면
한번쯤은 마음이 행하는 자유를 찾아 새로운 생명력으로 자생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혼자라서 더 힘이 든다면 둘이서 함께.
행복은 사랑이란 또 다른 이름으로 불러도 좋으리라.
한 곳을 향해 함께 나아가는 것.
때로는 평행선처럼 팽팽하기도 하고 때로는 마주 바라보는 넉넉함으로
나의 행복이 내가 사랑하는 이웃에게 이해되고 공감되어
인정받을 수 있다면 더 행복할 수 있을 것 같다.
 

행복은 내가 만들어 가는 것.
그러므로 행복은 마음을 지배하는 내가 주인이며 우리 모두는 행복할 권리가 있는 것이다.
올 한해도 나만의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행복을 만들어 갈 것이다.
행복은 준비하는 자에게 더 크고 빠르게 다가오는 것임을 믿고
한 걸음 한 걸음 내 행복을 찾아 길을 떠나고자 한다.
마음속에 환한 등불 하나 밝혀두고.

 

 


2001년 01월 27일 - 喜也 李姬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