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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낮은 읊조림

읊조림(스물 셋) - 이희숙

by 시인촌 2004. 4. 26.
아이스크림보다 얼음을 더 좋아하는 그녀, 
얼음 몇 조각 비타민인양 아삭아삭 깨어 물며
그녀 속에 숨어 참을 수 없는 바람을 일으키는 
또 다른 그녀와 함께
이팝나무 춤추는 거리를 지나 
아카시(아카시아)향기 남실대는 산등성이를 돌고 돌아 
한낮의 은둔자 푸른 달빛 낚으러 오늘도 그림 그리러 간다.  

연보랏빛 치마를 입은 그녀 
집으로 돌아올 즈음이면 한낮의 은둔자 푸른 달빛은 아니어도 
바람 속에 몰래 숨어 각혈하던 사월의 향기 
솔 향 베인 붓끝으로 그려낼 수 있을까 
차마 부를 수 없는 수줍은 너의 이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