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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낮은 읊조림

읊조림(아흔 둘) - 이희숙

by 시인촌 2006. 7. 11.

그립다는 느낌이 따뜻하다고 전하는 그녀에게
그는 이렇게 썼다.
난 널 생각하면 가슴속에서 박하냄새가 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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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감정이 다르다지만 
그녀와 그는 안다.
같은 느낌, 같은 생각,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텔레비전 속 그 남자는 
다른 사람을 가슴속에 품고 사는 그녀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당신을 알고 난 후 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알게 되었다고...
그 남자에게 있어 밥은 그녀에 대한 그리움이고 사랑 그 자체라는 사실을
그 남자가 말하기 전에는 그녀는 알지 못했다.
밥은 먹고 다니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잠은 잘 잤는지...
아프지는 않는지...
그녀에 관한 것이라면 뭐든 알고 싶어하는 그 남자를 보면서 생각했다.
어쩌면 사랑은 누군가가 끊임없이 궁금해지고 염려되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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