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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

중독된 사랑 - 이희숙

by 시인촌 2004. 6. 21.

하루 종일 네 모습 보이지 않는 날이면
매일 마시는 물을 마시지 않은 사람처럼 
자꾸만 마음에 갈증이 생겨 
그런 날 그런 순간이면
달려가 손 내밀 수 없는 물리적 거리가 안타까워 
하루 종일 네 목소리 듣지 못한 날이면 
매일 마시는 공기를 마시지 않은 사람처럼 
자꾸만 마음에 호흡이 가빠 
그런 날 그런 순간이면 
공기보다 더 빠른 속도로 달려갈 수 없음이 아파
속절없이 기다리다 
보고 싶은 마음 넘쳐 잠 못 드는 밤이면 
네 모습 네 목소리 끌어안고 백지편지를 써 
그리워 그리워서 차마 꺼내놓고 부르기 아까운 
네 이름에 내 이름을 덧씌워서

2004년 06월 - 喜也 李姬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