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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

산다는 것은 - 이희숙

by 시인촌 2006. 12. 18.

가르쳐 주지 않아도 
산다는 것은 
전율할 일이 
여전히 많다는 걸 느끼는 것이며 
스스로 만든 독방으로 들어가야 하는 
흐려지고 깊어지는 경계를 
이해해야 하는 날들이 
수없이 많다는 걸 깨닫는 것이며 
흔들리며 사랑해야 하는 
농담 같은 현실이 
빼곡하게 많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며
그 어떤 혹독한 시련이 닥쳐도 
견디어 내는 거라는 걸
타오르는 불길 속으로 뛰어들고서야 
비로소 아는 것이다  

2006년 12월 - 喜也 李姬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