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자를 사이에 두고
외롭다는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동안
술잔엔 그의 기억들이 쏟아낸 소식들로 붐볐다
외롭다는 그가 기억의 창고에서 찾아낸 건
은폐된 혹은 유배된 지난 시간만 존재한 건 아니었다
뜨거운 그의 기억이 지구를 몇 바퀴 도는 동안
이미 내 것이 아닌 철 지난 추억도 쏟아지고 있었다
누군가의 외로움을 깊숙이 들여다보는 일이
내 속에 박힌 외로움을 빼어내는 것만큼이나
찬란한 슬픔이란 걸
그와 내가 공범이 되고서야 알게 되었다
외로움은 돌림병처럼 돌아 삽시간에 내게로 왔다
2007년 2월 - 喜也 李姬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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