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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낮은 읊조림

읊조림(일백 아홉) - 이희숙

by 시인촌 2007. 3. 26.

굳었던 관절이 부드러워지듯 
우리의 삶 곳곳에도  
사랑의 계절, 희망의 계절 봄은 
유혹의 소나타처럼 가까이 더 깊숙이 들어왔다.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걸음이 빨라지고 
건 내는 말투에도 힘이 느껴지는,
아,
길가에 피어있는 이름 모를 한 송이 꽃만 보아도 
얼굴 가득 미소가 번져나는, 
봄은 그 무엇이라도 수용할 수 있을 것 같은 
열려있어 더 아름다운 계절이다.
봄은 꿈꿀 준비가 되어있는 자와
더불어 나눌 준비가 되어 있는 자에게는 
욕심 없이 건강해질 수 있는 상생(相生)의 계절이다. 
오, 
그 누가 첫사랑 같은 설렘 가득한 봄날에  
희망으로 가는 통로를 
행복으로 가는 첫 계단을 외면할 수 있단 말인가?
수많은 수식어로도 아름다운 봄을 다 표현하지 못하는 나는 
문득, 소리소리 지르고 싶은 내 안의 정직한 소리를 듣는다. 
집중할 수 없는 순수와 열정은 가라.
집중할 수 없는 거짓사랑도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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