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622 마르지 않기를 - 이희숙 지난 일요일, 태풍 매미의 위력에 무성하던 산수유 잎과 많은 열매가 땅에 떨어져 아직 나무 가지치기를 할 시기가 아닌 것을 알면서도 아침을 먹고 나무 위로 성큼성큼 올라가 톱질을 했다. 나무 형태를 살피며 잘라야 할 부분과 남겨 두어야 할 부분을 남편과 상의하며 한 참을 톱질하기에 열중하고 .. 2004. 3. 28. 사랑은 행복을 꿈꾸는 자의 몫이어야 한다 - 이희숙 사랑이라는 말, 사랑이라는 감정은 아무리 되 내이고 되씹어도 싫지 않는 깊고 너른 바다다. 인생에 있어서 사랑이라는 두 글자를 빼고 이야기한다면 마치 함께 호흡하고 느껴줄 관객 없이 배우 혼자만의 독백으로 끝맺음해야 하는 연극처럼 싱겁고 재미없을 것이다. 사랑은 연극을 보고 즐길 줄 아는 .. 2004. 3. 27. 내 시(詩)는 - 이희숙 내 시(詩)는 일회용 쓰레기다 일상의 시시한 모습들만 훔쳐보다가 시의 겉만 빙빙 도는 벽에 붙여둔 껌을 떼어내어 즐겁게 다시 씹던 어린 날 기억처럼 내 시(詩)도 아주 가끔은 가슴 따스한 사람들에게 오래오래 씹혀지기를 바랬다 일회용 양심으로 묻히고 싶지 않은 내 시(詩)는 마음을 데우는 한 줄.. 2004. 3. 27. 12월은 숨겨둔 날개가 자라는 달 - 이희숙 한 달 막일에 등뼈가 휘어지도록 일하고도 얇은 봉투가 제 목숨의 무게인양 허공에 빈 그림만 그리는 사내 가난은 지워지지 않는 문신처럼 사내의 등에 철썩거리는 파도로 남아 비릿한 항구의 배설물을 토해내고 있었다 그 사내 오늘 새벽에는 별을 한 움큼 털어 마셨다 어딘가 돋아나고 있는 만나지 .. 2004. 3. 26. 지병(持病) - 이희숙 길과 길이 맞닿는 곳 어디에나 사랑도 있었고 목마른 시간도 있었다 그 길 위에서 그리워 하다 하다 꽃잎 한 장 피워낼 수 없는 사랑 보내고야 말았다 보내고 돌아서는 발자국마다 피어나는 그리움 그림자 때문인 줄 알았는데 그대 아닌 누구도 판독할 수 없는 아득한 지병(持病) 2003년 01.. 2004. 3. 25. 놀이문화 이대로 좋은가? - 이희숙 겨우내 웅크렸던 마음을 봄꽃이 활짝 피어있는 산이나 들녘으로 사람들의 시선이 옮겨지는, 때는 바야흐로 봄이다. 봄볕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공원이나 이름 알려진 곳 어디에나 사람들의 물결과 차량의 행렬로 주말이면 도로가 그야말로 몸살을 앓을 지경이다. 우리 가족 역시 상춘객 중에 단단한 .. 2004. 3. 25. 이전 1 ··· 85 86 87 88 89 90 91 ··· 10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