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간이역
애인 - 이희숙
시인촌
2009. 7. 7. 18:56
누가 한가슴만 무진장 사랑하다 허락도 없이 무릎 꿇고 말았는가 그 누가 범람하는 강물처럼 쓰러져 내 가슴에 정박했는가 누가 통째로 삼킨 뜨거운 불을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했는가 그 누가 환장하게 눈부신 날은 포기도 빠른 거라고 부추겼는가 누가 달랑 의문부호 하나 남기고 떠나면서 날 더러 작은 포구가 되어야 할 차례라고 속삭이는가 그 누가 사랑은 차마 끝나지 않았다고 말줄임표로 위로하는가 나는 몰라라 정말 몰라라 그리움의 이름으로 나포된 시간 속에 약속이나 한 듯 달려오는 이가 그였다가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로 바뀌는 저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비로소 눈뜨는 사랑을 2009년 07월 - 喜也 李姬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