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촌 2025. 2. 4. 14:28

내릴까 말까 망설이는 동안
무심하게 문은 열리고

내릴 타이밍을 놓친 당신은

번번이 닫힌 문만 바라봅니다

 

몇 번의 정거장을 건너자

홀쭉해진 버스는 말이 없고

살아내느라 애쓰는 것들은

지나치는 풍경에 섞여 빠르게 지나갑니다

 

닿고 싶은 목적지가 없다는 것이

저토록 쓸쓸한 사치였는지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한 번도 나인 적 없던 당신을 위하여

갈림길에서 갈아타려면 용기가 필요합니다

꿈꾸던 길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종착지로 가는 길은 여기밖에 없으므로

 

부디 당신의 선택에 행운이 닿기를

 

 

202502喜也 李姬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