읊조림53 읊조림(일흔) - 이희숙 사람은 누구나 비밀의 화원 하나쯤은 가지고 있고 꼭꼭 숨기고 싶은 마음과 풀어내고 싶은 마음사이에서 진통을 겪는다고 봐요. 어쩌면 내 글 쓰기의 시작도 이런 심리전에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이유야 어쨌거나 글 쓰기는 아주 매력적인 작업이에요. 고여 있는 것들을 털어 냄으로서 매순.. 2005. 9. 6. 읊조림(예순 아홉) - 이희숙 오늘처럼 바람 부는 날에는 친숙한 나를 뒤로하고 낯설어서 더 사랑스러운 나를 만나고 싶다. 늘 걷던 거리를 돌아서 걸어도 보고싶고 즐겨 마시던 향 좋은 커피보다 연출한 듯 빛깔과 향기가 사람의 눈을 사로잡고 마음까지 적신다는 레드와인(Red Wine)을 마시고 싶다. 자주 듣던 음악은 제쳐두고 별 .. 2005. 8. 26. 이름 한번 불러주세요 - 이희숙 ‘이름 한번 불러주세요.’ 길지도 않은 이 문구를 처음 접한 것은 작년 가을쯤으로 기억되니 벌써 반년하고도 또 한 계절을 보냈다. 이 글을 매일 마주치는 것은 아니지만 외출해서 집으로 돌아올 때 이 글귀가 붙어있는 초등학교 담을 지나칠 때면 어느새 마음에 힘이 들어간다. 한번도 본 적 없는 .. 2005. 7. 4. 읊조림(예순 넷) - 이희숙 누구는 밥보다는 자유가 좋고 자유보다는 구속된 사랑이 좋고 구속된 사랑보다는 끈끈한 정이 더 좋다지만 내 욕망에 이름 붙이기가 두려운 시간 어느 것 하나 포기할 수 없고 양보할 수도 없는 나는 순간, 순간 외롭다. 2005. 7. 1. 읖조림(쉰 둘) - 이희숙 눈을 들면 지천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던 꽃잎이 부는 바람에 꽃비인지 눈발인지 분간조차 할 사이도 없이 사랑스런 몸짓으로 왈츠를 추고 꽃 진 자리마다 비우면 다시 채우지는 희망처럼 파릇한 잎이 소리 없이 가지마다 푸른 성을 짓는,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봄이다. 아름답다는 건 내게 있어.. 2005. 4. 29. 읊조림(쉰 하나) 목요일 한려해상국립공원이랑 삼천포 등지를 다녀왔어요. 왜 그곳으로 갔냐고 물으시면 내 안에 꿈틀거리는 감성들을 확인하고 싶어서 라고 말하고 싶어요. 님이 자신 속에 있는 감성들을 글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전쟁 같은 사랑을 치러 낸다면 나는 이 아름다운 봄날에 산들거리는 봄바람과 낯선 거.. 2005. 4. 23. 이전 1 2 3 4 5 6 7 8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