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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야 이희숙358

바람이 든다는 의미 - 희야 이희숙 울 엄마한테 옷은입고 벗는다는 행위 그 이상의 삶또 하나의 집이다고단했던 하루를 옷의 온기로 어루만져주고바람든 뼈마디 달래주는 비밀스러운 아지트 추분이 지나면 마디마디 바람 든다며겹꽃처럼 껴입어야 산다던 당신벗을 때마다 허물 벗듯 떨어지는 삶의 무게작은 체구에 어찌 다 감당했을까 뼈에 바람이 든다는 의미를예전에는 몰랐네, 정말 몰랐네!바람이 든다는 말은 시리다는 말이고시리다는 말은 아프다는 말임을아프다는 말은 외롭다는 신호인 동시에따뜻한 위로가 필요하다는 말 줄임표임을  2021년 - 喜也 李姬淑 2021. 10. 21.
코로나 19 두 번 다시는 만나지 말자 - 희야 이희숙 하루만 더한 달만 더참자 참아보자금방 지나갈 소나기를 만난 것처럼 조금만 더다시금 더 힘을 내 기다려보자머지않아 봄은 올 테니 일상을 빼앗긴 사람들섬 속에 또 다른 섬이 되었다소소한 행복 눈뜬 채 도둑맞고 사랑도 힘을 잃고 돌아앉는다 몸조심하라는 당부, 잊어버렸는가오늘도 몇 사람 보이지 않네맘 놓고 소리 한번 질러보지도 못하고자고 나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죽음순서 없는 죽음 앞에서는 국적도 인종도 나이도 묻지 마라모두 시한부 인생이다    2021년 - 喜也 李姬淑 2021. 10. 17.
망각의 강 - 희야 이희숙 오랜만에 만난 친구섬처럼 커피잔 사이에 두고이십 년도 더 지난 일을엊그제 일처럼 썰 푼다 풀어헤친다들쑥날쑥 바람처럼 드나들던 말은목적지에 당도하기도 전에 길을 잃고강제 소환당한 어떤 하루가눈앞에서 맥없이 쓰러진다바람 한 점 일지 않았는데찢기고 뜯긴 흔적 역력하다 입에서 금방이라도 튀어 오를 것만 같은 문장찻잔 속 태풍이 되기도 전에서둘러 망각의 강을 건너는 그녀와해된 진실은밖으로 나오는 족족 허공 속으로 흩어져 버렸다   2021년 - 喜也 李姬淑 2021. 10. 14.
삶 8 - 희야 이희숙 그대가 없어도 아침은 열리고하루해는 저물어갔다 그대가 없어도 봄은 오고꽃은 피고그런대로 좋았다 아아그대가 없어도때가 되면 밥 먹고 잠자듯다시 아침은 열리고꽃은 피고 나는 웃었다  2018년 -  喜也 李姬淑 2021. 10. 14.
꽃무릇 - 희야 이희숙 못 잊어 못 잊어서그대 눈길 닿는 곳에 피었습니다그리워 그리워서그대 손길 닿는 곳에 피었습니다행여 그대 오실까그대 발길 머무는 곳에 피었습니다애타게 기다리던 길목마다그리움 무더기로 피었습니다단장한 여인의 긴 속눈썹같이마음에 새긴 붉은 입술 같이뜨겁게 피고 지는 어여쁜 꽃 보거든 못다 한 사랑이 그리워 찾아온 줄 아시어요    2019년 9월 -  喜也 李姬淑 2020. 8. 3.
애상 - 희야 이희숙 어둠이 내려앉은 골목마다가로등 불빛 환한데 온다던 사람 연락도 없고어디선가 들려오는 엠블런스 소리덜컥 무너지는 가슴누군가 오늘 밤 먼 길 떠날 채비를 하는가 보다 사랑하는 별 하나 작별의 인사도 없이 서둘러 문밖을 나서나 보다   2019년 12월 - 희야 이희숙 2020. 8.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