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간이역
부끄러운 고백 - 이희숙
시인촌
2007. 9. 7. 00:35
뜨거운 열정도 더러는 겁나는 날 있더라는 누군가의 말이 씨앗이 되었는지 뜨거워서 두렵다던 팔월도 가고 약속처럼 구월이 찾아왔지만 집을 나간 시어들은 여러 날이 되도록 온다는 기별 한 장 없습니다 오래도록 시인으로서의 직무유기를 반성도 없이 밥 먹듯 했으니 당연하다 싶다가도 무성한 말들만 잡초처럼 돋아나는 요즘 온다간다 말도 없이 사라진 시어들이 못내 그립습니다 기약 없는 유배지를 떠돌고 있을 목숨 같은 시어들이 다시금 그립습니다 2007년 09월 - 喜也 李姬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