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간이역

바람결에 감추고 꽃잎에 묻어두고 - 이희숙

시인촌 2009. 4. 8. 11:29

저만치서 손 흔드는 이

내 마음을 훔쳐 간 그대네요

느닷없이 발그레해진 얼굴

누군가에게 들켜도 나는 몰라요

 

약속이나 한 듯 달려오는 이

달뜬 마음 물들인 그대네요

삽시간에 달구어진 마음 더는 참을 수 없어요

숨길 수 없는 마음 그대에게 들켜도 나는 몰라요

 

무작정 왈칵 보고파지면

하던 일 멈추고 그대에게 전화를 걸겠어요

떨리는 목소리는 바람결에 감추고

입맞춤하고픈 입술은 꽃잎에 묻어두고

 

 

2009년 3월 - 喜也 李姬淑

2024년 8월 부분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