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1 아내도 여자다 - 이희숙 살면서 종종 내가 중년의 나이에 접어든 사십 대 초반이란 걸 잊을 때가 많습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어느새 중년이라는 생각, 실감 나지도 않을뿐더러 중년이라는 이름은 아직도 까마득히 먼 훗날의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며칠 전, 남편과의 데이트 도중 원피스라고 하기에는 어쩐지 이브닝드레스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입으면 몸매가 다 드러날 것 같은 검정 원피스를 보고 "나, 저 옷 입으면 예쁠 것 같은데 자기 생각엔 어때, 살까?""안 돼.""왜 안 돼? 나한테 딱 잘 어울릴 것 같은데...""저런 옷은 비싼 팬티 자랑하려고 입는 여자들이나 입는 거야." 이 무슨 자다가 봉창 뜯는 황당한 소리냐고요. 아, 글쎄 이 남자가 이런 소리를 하게 만든 장본인이 다름 아닌 바로 나 자신인데 막상 그런 말을 들으니 어째.. 2004. 7.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