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느낌102 배용주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여우다방’에 대한 리뷰(review) ‘여우다방’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첫 잎, 두 잎, 세 잎, 네 잎, 끝잎으로 나눈 것도 돋보인다.읽기도 전에 궁금증과 호기심이 일어 시집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 시(時)가 가진 즐거움과 상상력이 어떻게 구체화되고 어디까지 확대되는지 확인하고 싶게 만든다. 이 지점이 바로 제목만으로도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말하고 싶어지는 이유다. 시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기억 속 아버지를 반추하는 시가 여럿 있는데 그중에서도 첫 잎 ‘의자’와 ‘그릇’이 가장 진솔하게 와닿는다. 첫 잎 ‘의자’ 중에서 “세상 모든 아버지는 거룩한 종교다” 세상 무게를 온몸으로 받아 낸 아버지의 노고가"가족을 푹신하게 앉히던 아버지의 걸음걸이를 나도 모르게 닮아가고 있었다” ‘그릇’ 중에서 “아버지는 인정에 고픈 내게 그릇이 .. 2024. 8. 7. 추억이 바람처럼 길을 내며 지나간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종갓집은 덩그러니 빈집만 남아 있지만, 몇 번의 계절이 돌고 도는 동안에도 몇 그루의 나무와 야생화, 알뿌리 식물까지 용케도 살아 매년 꽃을 피운다. 부산에 사는 외아들인 오빠와 고향 근처 읍내에 사는 둘째 언니가 가끔 들러 청소도 하고 풀도 뽑고 나무도 손질한 덕분에 누군가 사는 것 같은 착각이 들곤 한다. 오래전 어느 여름날, 오 남매 모두 고향 집에 모였다. 배우자와 자식들까지 한자리에 모이니 19명 대식구다. 마당에 자리를 펴고 앉아 합천 한우와 흑돼지 잔치를 벌였다. 옆집에 사는 5촌 아재도 부르니 그야말로 어머니가 떠난 종갓집이 모처럼 활기차다. 여름이라고는 하지만 저녁이 되자 선선하다 못해 쌀쌀하기까지 하다. 동네에서 일찍이 기름보일러를 놓은 친정집은 식구가 없다는 이유로 .. 2021. 10. 24. 호기심은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이희숙 두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예고도 없이 한 여자의 레이더에 한 남자가 포착되었다. 그 무렵 한 남자의 마음에 한 여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모르는 남남으로 살아갈 수도 있었지만 순환하는 세월 속에 둘만이 아는 이야기도 공유하게 되었다. 이런 과정을 나는 호기심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2010. 9. 28. 인셉션,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거침없이 무너트린 영화 - 이희숙 지난 토요일(7월 24일)저녁, 친정숙모님 칠순에 가족 모두 참석했다. 고3인 딸이 왔다는 사실에 모두들 놀라워하며 반겼다. 인사를 나누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오랜 시간 있는 동안 무슨 말 끝에 나는 그만 자연스럽게 팔불출 엄마가 되었다. 딸아이가 전교1등 했다는 내 말에 사람들은 칭찬을 아끼지 .. 2010. 7. 28. 속물이거나 순진하거나 - 이희숙 언젠가부터 집으로 걸려오는 전화는 습관처럼 발신자번호를 확인하고 받는다. 걸려오는 전화 중 절반 이상이 아이들 과외 할 생각 없냐는 학원전화나 좋은 땅이나 건물이 있다는 부동산전화, 사용하고 있는 인터넷과 휴대폰을 바꾸라는 전화 그 밖에 카드회사와 보험회사 등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2010. 7. 2. 당신은 부모입니까? 학부모입니까? - 이희숙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가 ‘부모는 멀리 보라하고 학부모는 앞만 보라하고 부모는 함께 가라하고 학부모는 앞서 가라하고 부모는 꿈꾸라하고 학부모는 꿈꿀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라는 가슴을 두드리는 공익광고를 보았습니다. 고3수험생인 딸아이와 중3아들을 둔 나는 그 순간 내 자신이 두 아.. 2010. 6. 24. 이전 1 2 3 4 ···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