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시(詩)는 일회용 쓰레기다 일상의 시시한 모습들만 훔쳐보다가 시의 겉만 빙빙 도는 벽에 붙여둔 껌을 떼어내어 즐겁게 다시 씹던 어린 날 기억처럼 내 시(詩)도 아주 가끔은 가슴 따스한 사람들에게 오래오래 씹혀지기를 바랬다 일회용 양심으로 묻히고 싶지 않은 내 시(詩)는 마음을 데우는 한 줄의 시어를 만나기 위해 편식한 행복 폭식한 외로움 찰나처럼 쏟아내고 가쁜 숨을 헐떡인다 아, 한 줄의 시로도 명치 끝을 아리게 할 수만 있다면... 2002년 10월 - 喜也 李姬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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