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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낮은 읊조림

읊조림(열 아홉) - 이희숙

by 시인촌 2004. 3. 29.
     
벌떼가 어지럽게 날아 든   
오얏나무(자두[紫桃]) 아래에 서서  
문득 그대를 생각했습니다.    
내 운명이    
그대로 인해   
최고조(最高潮)로 달하기를 바라진 않아도
내 심장이 
그대로 인해 
아름다운 봄날 
원 없이 태우고 피워   
떠날 때 미련 없이 지는 꽃처럼 
그런 생을 살고 싶다는 생각...   
아,    
나는     
온전한 나일 수 없는 그대와  
끝끝내 나일 수밖에 없는 그대를 
사랑 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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