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파는 가게에 방문해 주신님 고맙습니다
이곳에 진열된 상품은
경우에 따라서는 리필도 가능하고 대여도 하지만
미래에 관한 상품은 아직 진열된 바 없으며
영원히 미개발 품목으로 지정될 예정입니다
믿을 수 없고 볼 수 없는 것으로 인해
지금 막 마음을 베어버린 분에게는 특별이벤트로
방금 만든 따끈따끈한 제품만 한정 수량 팔지만
현재 사랑으로 더운 가슴을 지닌 분을 위한 상품은
여기서는 취급하지 않고 있으니 이점 양해하시고
먼 훗날 사랑하는 둘이 아닌 홀로가 되었을 때
그때 다시 방문을 부탁드립니다
추억을 파는 가게는 24시간 오픈점이며
주문자 생산에 의거한 상품만 취급하므로
셀프서비스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끝으로 결재 방법은 그리움 한 스푼
눈물 한 방울이 충전된 카드만 유효합니다
아무쪼록 추억의 가게를 찾아주신 님
안개꽃 다발처럼 풍성함을 안고 안녕히 가십시오
2004년 3월 - 喜也 李姬淑
'시가 있는 간이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득 그리움 - 이희숙 (0) | 2004.04.12 |
---|---|
미안하다는 말이 - 이희숙 (0) | 2004.04.12 |
이내 마음 서러운 까닭은 - 이희숙 (0) | 2004.04.02 |
삶 Ⅲ - 이희숙 (0) | 2004.04.01 |
사랑을 하면서도 외로운 이유 - 이희숙 (0) | 2004.0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