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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

미안하다는 말이 - 이희숙

by 시인촌 2004. 4. 12.

미안하다는 말이 
못다 한 사랑인 줄 
이토록 절절한 그리움인 줄 
다른 생에 젖어 드는 진한 호흡인 줄 
미처 몰랐습니다
사랑하는 이들과 
준비 없이 작별한 
그대 푸르고 시린 혼(魂)이여
이별 없는 
혼의 고향으로 돌려보내니  
부디 
혼의 고향에서는 
서늘한 이별도 
뜨거운 고통도 몰랐으면 좋겠습니다
아, 
미안하다는 말이 
사랑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란 걸
그대
떠난 후에야 알았습니다
(대구지하철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2003년 02월 25일 - 喜也 李姬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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