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밤을 잊은 그대가
사랑을 잃은 그대에게
토닥토닥 위로를 건네기 좋고
길 잃은 그대가
추억을 잊고 사는 그대를
가만가만 흔들어 깨워도 좋고
위로받고 싶은 그대가
상처 입은 그대에게
밤이 깊도록
그대의 이야기를 들려주어도 좋아요
오,
묵혀 둔 기억의 더듬이를 세워
느닷없이 누군가의 이름을
소리쳐 불러도 좋은 가을날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나의 부름에 대답해주세요
그러면 나는
허공에 유배된 그리움의 족쇄를 풀고
끌리듯 한걸음에 달려가겠어요
2012년 10월 - 喜也 李姬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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