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13 읊조림(일백 아홉) - 이희숙 굳었던 관절이 부드러워지듯 우리의 삶 곳곳에도 사랑의 계절, 희망의 계절 봄은 유혹의 소나타처럼 가까이 더 깊숙이 들어왔다.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걸음이 빨라지고 건 내는 말투에도 힘이 느껴지는, 아, 길가에 피어있는 이름 모를 한 송이 꽃만 보아도 얼굴 가득 미소가 번져나는, 봄은 .. 2007. 3. 26. 읊조림(아흔 여덟) - 이희숙 가끔 혼자 있는 시간이면 거실 소파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들고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내가 얼마나 사랑을 받고 사는 사람인지에 대해서 생각하곤 합니다. 온유한 생각에 둘러 쌓여 있다 보면 넓은 창을 통해 보여지는 풍경, 이를테면 하늘, 나무, 꽃, 새, 지붕... 그것들을 빛나게 하고 살아있게 .. 2006. 10. 29. 읊조림(아흔) - 이희숙 살다 보면 그토록 사랑한 사람도 어느 순간 모르는 남보다도 못한 싸늘한 관계로 돌아설 수도 있고 두 번 다시는 사랑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가슴에도 세월이 약이라는 유행가 가사처럼 또 하나의 사랑을 받아들일 자리가 생긴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은 경험과 학습에 의해 알고 있지만 누군가를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는 첫 경험을 하는 사람처럼 서툰 구석이 있기 마련이다.그 서툰 구석은 서로를 제대로 이해하기도 전에 원치 않는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그 반대로 좌충우돌하는 사이 모난 돌이 서서히 둥근 원이 되듯 사람을 더한층 성숙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그래서인지 나는 사랑해보지 않은 사람보다 사랑하고 있거나 사랑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서 종종 더 사람냄새를 느낄 때가 있다. 일생동안 단 한 사람만을.. 2006. 6. 2. 행복을 경영할 줄 아는 여자 - 이희숙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몇 마디의 인사를 나누고 난 뒤 십 중 팔 구는 나에게 직장이 어디냐고 묻는다. "직장...요 행복한 우리 집이죠." 라고 대답하면 알아듣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절반이 넘는 사람들은 내가 농담하는 줄 알고 정색을 하고 다시 묻는다. "무슨 일 하세요?" 재차 묻는 물음에 얼른 대답.. 2005. 11. 8. 느닷없는 행복을 전해주는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어. - 이희숙 미범씨, 늦은 시간 말갛게 씻은 탓인지 잠이 오지 않아 팔베개 해 준 당신의 팔을 살며시 빼고 나 혼자 사색의 방이라 부르기 좋아하는 옆방으로 건너왔어. 열어둔 베란다 너머 바라다 보이는 가로등 불빛이 밤부터 내리는 가을비로 인해 덩달아 차가운 느낌이지만 나지막하게 들리는 비 소리는 어린 .. 2005. 11. 6. 어느 가을날의 작은 행복 - 이희숙 오후 3시 40분 경 우리 집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렸습니다. 따르릉~~~ 하던 일을 멈추고 수화기를 들었더니 남편이 다짜고짜 오늘(9월 29일) 달구벌축제에 요즘 인기 최고를 달리는 가수들의 축하공연이 있으니 딸아이와 함께 놀러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작년에 있었던 축제행사에 가족 모두가 함께 갔다.. 2005. 7. 20.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