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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낮은 읊조림

펜을 놓았다는 소식보다는

by 시인촌 2005. 5. 2.

행여 무슨 일이라도
매일 아침 소식을 기다린 지 백 여일
무소식이 희소식이라지만
아침이 너무 길어요
아름다운 운률이 아니라도
꿈을 실어주는 메시지 아니라도
펜을 놓았다는 소식보다는
.
.
.

님이 보내 주신 일곱 줄의 짧은 편지를 받고는
얼마나 고맙고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작년 가을 친정어머님이 돌아가신 후 
마음도 몸도 쉬어주지 못한 것 같아 
겨울 동안 글 쓰는 일도 웹 상에 머무는 일도 
애써 만들지 않았는데
작고 보잘것없는 시인촌의 글을 매일 아침 기다려주셨다니요.
그 고운 마음에 그저 고맙다는 말밖에 전할 수 없음이 안타깝습니다.
그래요.
아름다운 운률이 아니라도 
꿈을 실어주는 메시지가 아니라도 
잊혀지지 않을 만큼 
글로써 꼭 찾아뵙겠다는 약속드리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항구도시 부산에 살고 계시는 님...
님의 짧은 편지는 제게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꽃처럼 어여쁜 여고생들과 
아름답게 핀 봄꽃들이 어우러진 교정에서
이른 아침 시인촌의 작은 글들을 기다리며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주신 그 마음을...
거리를 나서면 사람들 눈을 빛나게 하고 마음을 부드럽게 하는 
봄꽃들이 지천으로 피어있습니다. 
시인촌이 사는 동네에는 요즘 이팝나무가 눈꽃처럼 하얗게 피어 
오고가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습니다.
모쪼록 아름다운 봄날 
꽃처럼 활짝 웃을 수 있는 기분 좋은 일들이 
님의 일상에 행운처럼 쏟아져 내리기를...
건강하십시오.
시인촌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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