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막일에 등뼈가 휘어지도록 일하고도 얇은 봉투가 제 목숨의 무게인양 허공에 빈 그림만 그리는 사내 가난은 지워지지 않는 문신처럼 사내의 등에 철썩거리는 파도로 남아 비릿한 항구의 배설물을 토해내고 있었다 그 사내 오늘 새벽에는 별을 한 움큼 털어 마셨다 어딘가 돋아나고 있는 만나지 못한 날개 하나를 그리워하며 내일은 오늘과 다를 거라는 믿음을 안주 삼아 12월은 가난한 사내의 시간이 숨겨둔 날개가 자라는 달 2001년 12월 - 喜也 李姬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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