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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낮은 읊조림

읊조림(일백 넷) - 이희숙

by 시인촌 2007. 1. 19.

바람이 없이도 흔들리는 건
나약한 사람이기 때문만은 아닌 
전율할 일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걸
어렴풋이 이해하게 된 게 언제쯤인지 기억할 수는 없지만 
요즘 들어 그 전율할 일들이 많다는 게 
새삼 나 자신을 느끼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곤 한다.
내게 있어 전율한다는 건 
간절하다는 또 다른 말일수도 있고 
간절하다는 것 역시 때때로 일탈을 너머 
고립을 꿈꾸게 한다는 걸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중요한 건 여기서 내가 느끼는 고립은  
국어사전적 의미인 
고립(孤立) [명사][하다형 자동사][되다형 자동사]
1. 홀로 외따로 떨어져 있음.
2. 남과 어울리지 못하고 외톨이가 됨...은 분명 아니라는 것이다.
한때 나는 고립을 생각할 때 완전한 하나를 연상했다.
어느 누구도 그 무엇도 비집고 들어올 자리가 없는...
그래서인지 아직도 나는 고립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면 
사랑에 빠진 사람들처럼 호흡이 가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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