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깊고 낮은 읊조림

깊고 낮은 읊조림(일백 스물 셋)

by 시인촌 2010. 9. 6.

저녁을 먹은 후 몇 시간 동안

자기소개서를 쓰는 딸아이를 보면서

여느 때보다 더 고3 부모임을 실감한다.

서울대를 비롯한 세 개 대학교에 수시원서를 접수하려고 하는 아이는

언론홍보영상학부와 정치외교학과 그리고 경영학과를 지원하려고 한다.

전국의 수많은 수험생들 중 공부를 한다는 아이들은 다 모인다는 학교에

딸아이가 지원하려는 과는 경쟁률이 최소 50대 이상이라

오히려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이 기막힌 현실 앞에서 뭐라고 위로해야할지

참말이지 한동안 말을 잊어버렸다.

 

 

공부만 하고 고등학교시절을 보내기 싫다는 아이는

특목고를 갔으면 하고 바랐던 내 바람을 단칼에 자르고

소신대로 일반고를 갔었다.

그런 아이에게 부모로서 해 줄 수 있는 말은

합격과 관계없이 소신껏 당당하게 임하라는 말 밖에

다른 그 어떤 말도 필요치 않았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