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은 후 몇 시간 동안
자기소개서를 쓰는 딸아이를 보면서
여느 때보다 더 고3 부모임을 실감한다.
서울대를 비롯한 세 개 대학교에 수시원서를 접수하려고 하는 아이는
언론홍보영상학부와 정치외교학과 그리고 경영학과를 지원하려고 한다.
전국의 수많은 수험생들 중 공부를 한다는 아이들은 다 모인다는 학교에
딸아이가 지원하려는 과는 경쟁률이 최소 50대 이상이라
오히려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이 기막힌 현실 앞에서 뭐라고 위로해야할지
참말이지 한동안 말을 잊어버렸다.
공부만 하고 고등학교시절을 보내기 싫다는 아이는
특목고를 갔으면 하고 바랐던 내 바람을 단칼에 자르고
소신대로 일반고를 갔었다.
그런 아이에게 부모로서 해 줄 수 있는 말은
합격과 관계없이 소신껏 당당하게 임하라는 말 밖에
다른 그 어떤 말도 필요치 않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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