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칵 누군가 그리워지는 가을날
어디선가 낯익은 음성이
골목길을 돌고 돌아
가만가만 나의 이름을 불러 줄 것만 같다
오늘은 왠지
시도 때도 없이 봄이었고 꽃이었던 시간을 불러내어
매 순간 그리움이었고 사랑이었던 그때로 돌아가
낙서 같은 편지를 쓰고 싶다
너무 빨리 막을 내린 사랑을 위해
잃어버린 우리들의 봄을 위해
어디선가 헤매고 있을 추억을 위해
그러나 사랑이여,
밝아 오는 아침이면
문장의 행간을 미처 다독일 사이도 없이
너는 바람처럼 떠나라
낙엽처럼 뒹굴다 죽어버려라
한때는 사랑이었고
지금은 간간이 그리움인
끝내 무엇이라 이름 붙일 수 없는 이름이여
두 번 다시 내 이름을 부르지 마라
2012년 10월 - 喜也 李姬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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