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로 향했던 수많은 길도 하나둘 사라졌다
네 안에 무수한 바람이 일고
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려도
너는 끝내 흔들리지 말아야 했다
어딘가에 너를 기억하는
단 한 사람이 숨 쉬는 그 날까지
너는 죽어도 죽은 게 아님을
아니 아니다
사랑을 생각하고 그리워하는 동안에도
매 순간 너는
어느 먼 나라에서 들려오는 소식처럼
지워지고, 지워지고 또 지워져
그토록 사랑했던 너는
시간 앞에서 꼬리를 감추는 그림자처럼 희미해져 갔다.
2014년 09월 - 喜也 李姬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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