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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낮은 읊조림

읊조림(마흔 일곱)

by 시인촌 2005. 4. 17.

아주 오래 전, 
내리는 비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어. 
비는 하늘에서 내리는데 
왜 이다지 많은 나비 떼가 
투명한 셀로판지처럼 출렁이는 물결 속에서 
나풀거리며 날아가는지 라고 말이야.
또 이런 생각도 했지 아마...
한 생이 추락하는 자리에 
또 한 생의 신화가 시작되는구나 하는 생각 ...
생이니 추락이니 신화니 하는 생각을 하자 
갑자기 내 몸 어딘가에 생각더듬이 하나가 날개처럼 돋아난 것 같았어. 
그 생각을 하자 자꾸만 간지럽다는 생각이 들었고... 
간지럽다는 생각이 욕심이란 걸 깨닫게 되는데 필요한 시간은 
불과 일분도 채 걸리지 않았지만 
그 순간이 내게 있어서는 왜 그리 길게 느껴졌는지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생각해도 그 이유를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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