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마주친 그녀는 늘 무표정해 볼 때마다 정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그녀가 하루는 내게 말했다. 하늘을 자주 쳐다보는 건 그리움 때문이라고... 평상시에 볼 수 없었던 낯선 모습이 뜻밖이었지만 그녀 안에 꿈틀대고 있는 열정을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녀의 눈망울은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가 무색하리만큼 참으로 예뻤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그녀처럼 여느 때와 다른 자신의 모습을 누군가에게 들키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힐 때가 있음을 더러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 글을 쓰는 이 순간 내 마음처럼... 그녀는 알까? 행복한 삶을 누리고 사는 여자도 때로는 그 누군가로 인해 가슴이 뛰고 노래 가사 한 줄에도 그만 가슴이 콱 하고 막혀 숨을 쉴 수가 없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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