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깊고 낮은 읊조림

읊조림(일흔 넷)

by 시인촌 2005. 11. 19.

태어날 때부터 성선설이냐 성악설이냐를 놓고 
세상 사람들이 각자 다른 생각을 근거로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듯  
사람의 마음 속에는 빛과 어둠이 공존해요.
공존하는 이중성을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삶에 적용해야하는지  
사람마다 기준은 다르겠지만 
살아가는 동안 빛과 어둠으로 인해 빚어지는 결과물들을 피하고 싶지는 않아요. 
요즘의 나 자신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확실히 빛과 친숙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느껴요. 
참 다행이지요. 
빛이란,
누구에게도 그 무엇에도 메이지 않으면서 자유로울 때가 
본래의 모습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 누구로부터 파생되는 것보다 
자신으로부터 생성될 때가 더 아름답다는 생각도 하고요.

그늘은 부정적인 요소만 있는 건 아니에요.  
먼 훗날 밝은 날들을 위한 숙성의 시간이라고나 할까요.
그런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저 역시 빛과 어둠을 함께 가진 사람을 좋아해요.
누군가의 아픔을 함께 슬퍼할 수 있고
누군가의 기쁨을 자신의 일처럼 
마음껏 즐거워 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지는 알 수 없으나 
실패한 사람만이
아파 본 사람만이 
크게 기뻐해 본 사람만이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해요.
생각해보면 사람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 어둠과 빛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음먹기에 따라서 두 개의 얼굴을 수시로 바꿀 수도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