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부터 인가 나 자신을 읽어 내리는 연습에 익숙할 즈음부터 무엇 때문이라든지 누구 때문이라든지 하는 따위의 위로방식은 나라는 사람한테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자꾸만 마음 한구석 ...때문에로 시작하는 변명 혹은 위로를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평소 나는 모두가 Yes 라고 해도 No라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나라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 때문인지 간혹 다른 사람들과 다른 생각과 행동을 할 때가 있다. 보편적인 것과 동떨어졌다고 해서 그 누구도 내 생각과 내 행동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도 없었고 나 역시 내 생각과 행동이 잘못 되었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왜냐하면 다르다는 건 개인의 의식문제지 그 다름으로 인해 그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불편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간혹 묶어서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 진실이 아닌 것도 다수의 생각과 행동이라는 이유로... 분명 그 날 나는 99.9%에 속하지 않는 행동을 했지만 내 행동에 추호도 다른 사람들의 진실이 섞이는 걸 원치 않는다. 나는 나일 뿐이다. 99.9%에 속한 사람들도 때때로 착각하거나 모를 때가 많다.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서는 0.1%의 다름이 더 옳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는 걸... 2005년 12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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