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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낮은 읊조림

읊조림(일백 셋) - 이희숙

by 시인촌 2006. 12. 21.

마흔에 나이테를 몇 개 더 새긴 여자,
그녀의 꿈을 태우면 무슨 냄새가 날까...
그녀의 그리움을 믹서기에 갈면 어떤 빛깔이 될까...
그녀의 사랑을 마음가는 대로 읽어 내릴 수만 있다면 어떤 그림이 나올까...
어이없게도 철없는 생각에 붙들려
한나절 강물 같은 사랑이 꽃잎처럼 동동 떠다니는 걸 구경만 했다
마음을 저당 잡힌 사람처럼 잠이 오지 않는다.
잠들지 못한 마음에 갈증이 가시처럼 돋는다.
아, 
오늘밤은 사랑도 의리가 있어야 한다는 그 누군가의 말 위로 
밤새 첫사랑 같은 첫눈이 축복처럼 펑펑 쏟아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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